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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시선’으로 마주한 청년들




글 최우아

개인적 시선을 넘어 모두의 시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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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가한 평일 오후 전시장. 청년 작가 셋이 천안청년센터 이음(이하 청년센터)에 모였다. 이들은 청년센터에서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는데. 전시만큼 유별나고 유쾌한 남영민(이하 남), 엄우산(이하 엄), 이슬기(이하 이) 청년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적인 만남에서 시작된 인연 그리고 합작

세 작가는 상명대 사진학과에서 선후배 사이로 연이 닿았다. ‘사적시선’은 3명의 청년 작가들이 참여한 그룹전으로 ‘개인적인 관심으로 시작된 시선’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남 : 지금까지 해왔던 전시에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안 했던 것 같아요. 공감을 못 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개인적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흔히 공감할 수 있고, 연결되는 그런 전시를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번 전시는 아빠를 주제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담았죠.

엄 : 서울에서 전시했을 때는 ‘그냥 이런 곳이 있구나.’ 정도 반응인데 천안에서 하니 반응이 더 뜨거운 거 같아요. ‘천안에 이런 곳이 있었어? 가봐야겠다.’란 반응. 그리고 거리감 없이 감상하실 수 있게 액자를 생략하고 작품을 최대한 크게 뽑았어요.

이 : 보통 갤러리에서 전시하면 아무래도 딱딱한 느낌이 들잖아요. 저는 제 작품이 좀 더 가볍게 소비되길 원했어요. 많이 공감해 주시길 바랐거든요. 그래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청년센터 같은 공간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다고 생각해요.


천안 청년, 든든한 천안 버프를 받다

전시 기회를 얻기 힘든 청년 신진 작가를 위해 천안청년센터 이음에서 듬직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세 작가는 천안에 청년을 위한 지원사업이 많으니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라며 귀띔했다.


엄: 청년센터에서 갤러리를 만들 건데 언제든지 연락하면 전시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 하셨어요. 불당동이 접근성이 정말 좋거든요. 전시를 두 달 동안 할 수 있는 엄청난 혜택을 주셔서 실질적으로 많은 분이 봐주실 수 있게 됐죠. 천안의 다른 갤러리들도 천안대학 출신이라 그런지 타 지역보다 상당히 좋게 봐주세요.

남 : 작품을 보실 때, 다른 사람들과 지낼 때 관계를 맺는 행위를 떠올려주면 좋겠어요. 관계를 맺는다는 건 수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잖아요. 다양한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이 : 버려진 공간 안에 의자 말고도 가구들이나 물건들 그리고 공간 자체에도 공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곳에 깃든 추억은 뭐였을까 상상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이벤트 참여하시고 방명록도 써주세요.


‘사적시선’은 4월 10일부터 6월 3일까지 천안청년센터 불당이음 갤러리에서 열린다. 갤러리뿐 아니라 다목적실, 이음넷 등 청년센터 곳곳에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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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적을 찾아서 >_엄우산

조선총독부 철거부재전시공원 전경을 찍었어요. 대한민국 곳곳 역사의 상처가 많이 남아있어요. 대형 카메라로 천안에 있는 아픈 역사 공간을 사실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작품을 본 이들이 역사를 되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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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가 >_남영민

아빠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어릴 적 저보다 앞서 걷는 아빠를 보며 의문스럽고 서운할 때가 있었죠. 커서 생각하니 옳은 길을 알려주려고 앞서 계신 거였어요. 작품을 보고 솔선수범 자신을 이끄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떠올리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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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석 >_이슬기

재개발 마을, 폐주유소, 폐가, 재건축 아파트 등에서 버려진 의자를 두고 찍었어요. 버려진 풍경은 고독하고 쓸쓸하지만, 카메라 필름을 통해 다시금 사람들이 눈여겨보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 ‘자리’에 있던 이를 마음으로 그리고, 고독에 귀 기울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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