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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이야기




마음 따스한 천안시민들

송경희 독자님

동생네 집에 갖다 줄 물건이 있어서 찾아갔던 지난 주말.

동생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다가 눈에 띄는 벽보를 발견했다.

어느 입주민이 다른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이었는데 그게 참 놀라웠다.

내용인즉 “저는 1**동에 사는 박OO라고 합니다. 어느 아파트마다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고생하시는 경비 아저씨들이 계십니다. 이제 날씨가 쌀쌀해졌고 본격적인 겨울이 닥쳤는데, 이분들이 작년 겨울에 보니까 집에서 싸오신 차가운 도시락을 드시거나 가스 부스터로 라면을 끓여 드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우리 아파트는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라 관리실에 난방장치가 돼있지 않아 경비 아저씨들이 전기히터에 의지해 지내고 계십니다. 이번 계제에 경비실에 작은 전자레인지 하나 사 드렸으면 싶어서 의견 올립니다. 함께 참여하실 분들은 관리사무실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였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전자레인지를 설치해 주자는 훈훈한 벽보가 붙은 것이다.

그 뒤에 내용은 사발면이라도 전자레인지로 돌리면 금세 따끈하게 끓여 먹을 수 있고, 집에서 싸오는 밥이나 반찬도 그걸로 돌리면 김이 모락모락 나게 해서 드실 수 있으니 경비 어르신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거라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었다.

참, 생각이 깊고도 기특한 어느 주부의 아이디어를 보고 흐뭇한 마음으로 동생네 집에 올라가 이 사실을 알려줬더니 동생은 바쁘게 직장을 오가느라 미처 못 봤는데 그 자신도 돈을 좀 보태야겠다며 반가워했다.

모든 세대에게 일률적으로 돈을 걷는 것보다는 참여하고 싶은 주민의 성금을 모금하는 방법이니 모양새도 더 좋았다.

우리 천안시민들 참 멋지고 아름답다.

다른 곳에서는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갑질 해서 큰 상처를 받고 그만두거나 심지어 그 모멸감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있었지 않았나.

그런데 천안시민들은 함께 사는 이웃, 같이 상생하는 우리 공동체에서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배려하다니.

지금도 기억나는 1990년대 초반 오리온이라는 과자회사의 광고가 있었다.

어린이 모델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코파이를 살짝 건네주고 수줍은 듯 달아나는 CF였다.

회사는 따스함을 주제로 한 이걸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광고가 사라질 무렵 TV 화면에 떠오른 단 한 글자는 ‘정(情)’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경비원들의 졸음을 쫓아주고 지친 어깨를 펴게 해주는 비타민이다.

우리 천안시민들 모두 이런 마음을 되새기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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