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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 위에 홀로 솟은 오룡쟁주의 지형, ‘남산’




다섯 마리 용이 얻으려고 다툰 여의주가 남산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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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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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근린공원 조감도


천안중앙시장 남문 건너엔 작고 아담한 산이 하나 있다.

중앙시장 남문 쪽에서 보면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남산 계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신기하게도 남산은 홀로 볼록 솟아있을 뿐 주변이 온통 평지에 둘러싸여 어느 산에도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구릉이다.

가장 가까운 일봉산과도 직선거리가 200m 이상 떨어져 있다.

한눈에 봐도 천혜의 특이한 지형인데 숨은 이야기가 어찌 없을까.

남산이 오룡쟁주의 구슬이 된 연유를 찾아보았다.



태조 왕건이 삼국통일 이루게 한 결정적 위치

고려 말 문장가 이곡은 ‘영주회고정기(영주는 천안의 옛 지명이며, 회고정은 정자 이름이고 위치는 현 남산공원 남쪽기슭)’에서 태조 왕건이 도솔의 땅(천안 작은 고을명) 풍수를 보고 성을 쌓아 10만 군영을 훈련해 후 삼국의 통일을 이루었다고 했다.

태조 곁에 있었던 점술사 예방이 천안의 지형·지세를 살펴보고 오룡쟁주(풍수지리에서 다섯 마리 용이 여의주를 얻고자 다투는 형상) 지형이라고 태조에게 간하며 왕자(王字)의 성(지금의 왕자산)과 오룡쟁주(五龍爭珠)의 땅에 군영을 축성하여 전진기지 구실을 하면 삼국을 통일하여 왕이 될 수 있다고 아뢨다.

이 다섯 용이 얻으려는 여의주가 바로 남산이었다.

태조는 예방의 이야기를 듣고 오룡쟁주의 명당에 왕자산을 진산으로 관아를 짓고 삼천만 호를 이주시켜 천안 도독부를 설치했더니 예방의 말대로 지리를 얻었음인지 적이 스스로 궤멸하여 어렵게 여겼던 삼국통일이 쉽게 이루어졌다.


천하의 명당임을 알리는 오룡쟁주 놀이

디지털천안문화대전에 따르면 40여 년 전 천안시민의 화합을 도모할 목적으로 각색·연출한, 다섯 마리 용이 겨루는 오룡쟁주 놀이가 음력 9월마다 열린다.

오룡쟁주 놀이는 남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마을이 오룡(五龍)이 되어 붉은색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입에서 불을 내뿜고 몸과 꼬리를 마구 흔들면서 치열하게 싸움을 벌인다.

오룡의 다툼이 격해질수록 주민들도 자기 마을의 용이 여의주를 빼앗도록 응원에 열을 올리는데, 그 함성과 풍물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오룡쟁주 놀이는 절정에 이른다.

최후에 승리한 용 한 마리가 여의주를 입에 물고 당당하게 운동장을 돌며 승리를 과시하는 놀이다.

오룡쟁주 놀이는 지역의 설화와 풍수지리를 놀이를 통해 되새기고 태조 왕건이 극찬한 명당이 천안임을 기억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민속놀이다.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최근 천안흥타령축제 기간에 읍면동 화합 한마당으로 이 놀이를 펼쳐왔다.


또 한 번의 변신을 기다리는 남산

삼국통일의 전초적 기지 역할을 한 오룡쟁주의 여의주, 남산은 조선 시대 사직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신사를 세워 많은 시민을 강제로 참배시키기도 했다.

1968년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시민헌장비와 순국군경충혼비를 이곳에 세웠는데 최근 남산은 또 한 번 환골탈태를 시도할 예정이다.

천안시는 남산을 포함한 동남구 사직동 일대에 2018년부터 남산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달 7일 ‘남산공원 및 천안천 어린이공원 조성공사’를 착공했다.

새롭게 조성하는 남산공원에는 1만5000㎡ 규모로 오룡쟁주 테마를 활용한 스토리가든, 야생화원, 문화광장, 야외공연장, 건강쉼터가 들어서 지역주민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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