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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본법 입법 예고: 적극행정의 법적 토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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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시청 법무담당관 소송수행팀장 정지애 변호사


우리나라 행정은 양적·질적 발전을 거듭하며 ‘도로교통법’, ‘공중위생관리법’, ‘건축법’ 등 각 영역에서 수많은 개별 법령을 만들어왔다.

법제처에 따르면 현행 법령 중 90% 이상이 ‘행정법령’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삶의 대부분은 행정법령이 규율하고 있음에도 민사·형사 등 분야와 달리 법집행의 원칙이나 기준이 되는 기본법이 없다.

명문화된 법 집행 원칙의 부재로 법치행정과 적극행정에 장애가 되고, 특히 신고나 인허가 의제, 과징금 등 같은 제도가 수백 개의 개별법에 각각 달리 규정되어 국민과 일선 공무원이 불편과 혼란을 겪어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정부는 ‘행정기본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올 3월 6일 행정기본법 입법예고안을 공고했다.

법안은 총 4개 장, 51개 조문으로 되어 있고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행정의 원칙과 적극행정의 명문화

행정청이 건설업자에 아파트 건축 허가권을 내주면서 인근 도로를 건설사 비용으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행정청은 처분과 실질적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 학설과 판례로는 정립됐지만 명시적인 법 규정이 없어 사업자는 행정청이 위와 같은 요구를 하면 큰 부담을 느껴 울며 겨자 먹기로 해 주는 경우가 있었다.

행정기본법은 위와 같이 이미 재판의 근거가 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법에 명문화되지 않았던 행정의 원칙을 명시하였다.

법치행정의 원칙,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성실의무 및 권한남용금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부당결부금지의 원칙 등이다.

또한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위해 공직자의 ‘적극행정 원칙’도 명문화해 적극행정을 법률상 의무로 규정하였다.


2 처분에 관한 실체적 기준 수립

A회사는 2000년 12월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다가 그 절차 진행 중에 법령이 개정되어 거부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A회사는 위와 같이 허가 절차 진행 중에 바뀐 신법(新法)을 적용하여 거부 처분을 하는 것이 적법한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5년의 기간이 걸렸다.

위 사례와 같이 법 적용의 기준, 처분의 효력 등에 대해 명문화 된 규정이 없어 발생한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행정기본법에서는 신청에 따른 처분은 처분 시, 제재처분은 위반행위 시 법령에 따르도록 하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을 적용하도록함을 명시하였다.

또한 처분은 취소·철회 등이 있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통용되도록 규정하였다.


3 제재처분의 제척기간 제도 도입

행정기본법에서는 제재처분의 경우 처분할 수 있는 기간(제척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건설산업기본법 등 일부 법령에서만 운영되던 ‘제척기간’제도를 행정 일반으로 확대하였다.

제척기간 제도란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행정청이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로써 행정청은 법령 등의 의무 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인가·허가 등의 정지·취소·철회처분, 영업소 폐쇄처분과 정지처분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 처분 등의 제재처분을 할 수 없게 된다.


4 신고 효력의 발생시점 규정

카페나 미용실, 당구장과 같은 영업은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시군구청에 필요한 서류와 함께 영업신고서를 내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 법령에는 ‘신고하여야 한다’는 의무와 그 절차만 규정되어 있고 ‘영업할 수 있다’는 효과와 권리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민원인은 제대로 영업 신고를 하고서도 신고증이 나올 때까지 영업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위와 같은 혼란을 해소하고자 행정기본법에서는 신고의 경우 법률에 수리가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 한 신고서가 행정청에 제출되면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명확히 규정하였다.

행정기본법이 시행되면 위 규정에 따라 민원인은 신고증이 나오기 전이라도 제대로 신고서만 접수하였다면 바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020년 3월 6일 행정기본법 입법예고안을 공고했고 4월 25일까지 50일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상반기에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행정기본법의 제정으로 적극행정의 토대가 마련되어 소극적인 법 집행이 줄고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증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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