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제232호(2019. 10) > 열린마당
한수란
처인구 한숲로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저희 부부는 1년 전에 처인구로 이사를 왔습니다.
남편은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전원풍경이 마음에 드는지 서울로 출퇴근은 힘들지만 집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늘 입버릇처럼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을 합니다.
올봄에는 아파트 주변의 10평 정도의 텃밭을 분양받아서 주말농장을 시작했습니다.
둘 다 농사의 ㄴ자도 모르면서 지인들을 불러 텃밭에서 갓 따온 싱싱한 상추로 삼겹살파티를 하려는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였습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호미랑 곡괭이를 사고 비료를 사고 모종도 샀습니다.
주말에는 꼭 한 번씩 자식을 보러 가는 마음으로 열심히 가꾸었습니다.
이웃에서 텃밭을 하시는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강원도 씨감자를 심으라고 주신분도 계시고 고추에 진딧물이 생겼는데 진딧물인 줄도 모르고 있다가 옆집 아저씨가 농약을 뿌려줘서 퇴치한 일, 토마토 가지치기까지 주말농장을 하면서 농사도 경험하고 이웃들과 친분도 쌓고 여러 가지 좋은 추억이 많이 생겼습니다.
농사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면서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씨앗이 귀했고 천금을 주고 샀다고 하여 천금채라고 불렸다는 상추, 인심보다 상위에 있다고 상추라고 했다는 말도 있는데 올해는 실컷 유기농 상추를 먹어서인지 더운 여름 별 탈 없이 잘 지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나눔도 실천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도 밭에는 고추며 토마토, 가지가 달려있어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해줍니다.
솔직히 상추 외에는 치커리, 쑥갓, 감자 농사도 생각처럼 잘 안되었지만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르겠냐고 자신을 위안합니다.
상추를 심었던 자리와 감자를 심었던 자리에는 배추와 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김장김치재료 자급자족의 야무진 꿈을 가져보려고 하는데 그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후년에도 앞으로 쭉 공기 좋고 인심도 넉넉한 이곳에서 저희 부부의 자급자족 라이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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