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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이야기 - 직산읍 군동리 줄다리기 이야기




글ㅣ박창규
자료제공ㅣ문화관광과


직산읍 군동리는 옛 직산현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 직산현 읍치, 읍내 동쪽 마을이라 하여 동리(東里)라 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군동리가 되었다.

자연마을은 군동1리에 구억말(九億村), 2리에는 금성(金城), 3리에는 방축리(防築里)가 있다.

금성은 쇠재라고도 하는데 일제강점기 때 금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이다.

군동리에서 가장 큰 마을이며 대장간이 있었다.

방축리는 마을 앞에 방축(방죽)을 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에도 커다란 방죽이 남아있고 낚시터로 활용되고 있다.

군동리는 밭과 논이 반반 정도이며 거봉포도와 배, 벼농사, 목축업이 주업이다.

직산읍에서는 가을걷이가 끝난 후 인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줄다리기를 했다.

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에 시작해 3일 정도 진행했는데, 직산읍을 중심으로 인근의 성환읍, 입장면, 성거읍 사람들이 참여했다.

각각의 마을에서 새끼를 꼬고 다시 이를 섞고 합쳐서 굵은 줄을 만든 뒤 줄다리기 경합을 벌였다.

가느다란 새끼줄을 모아 틀어서 직경 60~70cm 정도의 굵은 줄을 만든다.

줄의 둥치는 높이가 130cm 정도이고, 지름은 3m 정도이다.

몸통의 원줄을 만들기 위하여 새끼줄 5~6가닥을 모아 틀고, 다시 여러 겹 겹쳐서 굵은 쪽이 3m 이상 되도록 만든다.

몸줄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그대로는 당길 수가 없다.

몸줄에 많은 곁줄을 좌우로 매달고, 실제 놀이에서는 이 줄을 당기게 된다.

전체 줄은 무수한 발들을 가진 지네모양이 된다.

이렇게 곁줄을 매단 원줄은 암줄과 수줄 각 각 1개씩을 만든다.

수줄은 암줄에 비해 둥치의 지름을 조금 좁게 하여, 암줄에 끼울 수 있도록 한다.

한 개의 줄 길이는 100m 정도 된다.

두 개의 줄을 연결하는 비녀목은 소나무나 박달나무를 잘라서 사용하는데 길이가 2.5m, 직경 30cm 이상이 되는 것을 마련한다.

완성된 줄을 가지고 직산읍 직산 농협 주변 개울가로 가서 줄다리기를 했다.

이곳은 예로부터 줄다리기를 해 왔기 때문에 줄터라고 불린다.

줄을 당길 때는 줄의 머리에서 한 사람이 올라서서 깃대를 들고 “영차, 영차” 하면서 기운을 북돋운다.

사흘동안 하루에 두 번씩 승부를 낸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난장판 속에서 서로 어울려 놀았다. 이렇게 해서 줄다리기가 끝이 나면 줄은 그 자리에 두고 해산한다.

아낙네들은 줄다리기가 끝난 후 줄터에 두고 간 줄의 연결 부분을 끊어 간다.

이 줄을 가져다 먹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하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줄은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데, 여름이 되면 짚이 자연스레 썩는다.

썩은 짚은 농사짓는 사람들이 두엄으로 이용하기 위해 조금씩 가져가기도 했다.

직산읍 줄다리기는 1960년대까지 이어오다 없어졌다.

현재는 직산읍민 체육대회 행사의 일부로 줄다리기를 하는 정도이다.


참고문헌

· 천안 서북구 마을역사 아카이브, 충남연구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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